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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iary

운명 교향곡

by 이담불 2024. 5. 28.

 

신은 운명이라는 레코드 판을 시간 위에 올려 두었을 뿐 그 안에 어떤 교향곡도 녹음해 두지 않았을지 모르겠다. 나는 말하자면 인생의 연주자이다. 라이브로 내 삶을 레코드에 녹음한다. 먼 훗날 마지막 트랙이 끝나고 죽어 신을 만나게 되면 그 레코드 판을 다시 선물 받는 것이다. 그리고 나는 무한의 시간 위에 앉아 나의 운명 교향곡을 감상한다.

 

그냥 그런 상상을 해봤다. 지금까지는 형편없었다. 비겁하고, 어리석었다.

그래도 다음 트랙에선 조금 더 좋은 연주를 해보는 거다.

나중에 선물 받게될 그 교향곡이 그래도 아름다웠으면 한다.

 

살아있는 한 좋아질 수 있다. 그 정도 희망은 가지고 있다.